화학조성에 의한 분류‌‌‌‌


 

화학조성


암석은 기본적으로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 광물의 종류와 상대비가 암석 분류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화성암의 경우에는 무척 다양한 범위를 갖는다. 이론상으로 광물의 상대비는 부피비를 가지고 구분하게 된다. 구성 광물은 어떤 암석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 광물(essential minerals)"이 있으며, 이 암석의 성격을 드러내는 "타입 광물(type minerals)"이 있다. 그리고 암석의 전암 주원소 성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암석 속에 들어있는 미량의 광물을 부성분광물(accessory minerals)이라고 말한다. 암석의 가장 줄기를 이루는 이름을 정의할 때는 필수광물만을 살피게 되며, 그 다음에 타입 광물을 단어 앞에 붙여준다. 부성분광물은 암석명에는 포함시키지 않는다. 전형적인 예는 화강암 항목을 참고.이 때 필수광물은 반드시 암석의 상당량을 차지해야 한다. 이 '상당량'의 정도는 각 암석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감람석과 휘석이 주로 들어있는 경우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Ol-Cpx-Opx 삼각도표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삼각도표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필수광물 함량이 부피비로 90% 이상이어야 한다. 만약 사장석이 여기에 많이 들어있다면 사장석은 곧 필수광물로서 고려되어야하며, 이 때는 사장석과 휘석의 함량비에 의해 반려암 등의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그러나 광물의 부피비를 항상 정량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전암분석(whole-rock analyses)이 요구된다. 특히 화산암의 경우 석기(groundmass) 부분의 광물 부피비를 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암분석이 유용하게 사용된다. 오랜 세월 전암분석을 한 결과, 화성암을 지질학적으로 의미있게 분류하는 데 유용한 몇 가지 원소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SiO2, K2O, Na2O, CaO, Al2O3가 특히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고려되는 성분이 SiO2이며, 이는 최소 암석에 40% 이상은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최대 70%가 넘기도 하여 넓은 스펙트럼을 구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산암 내의 SiO2가 질량비로 45% 이하인 경우를 '초염기성암'이라고 부르며, 45%~52%는 '염기성암', 52~65%는 '중성암', 65% 이상은 '산성암'이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명칭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 '염기'와 '산'이라는 단어는 과거에 암석이 액체에서 침전된다고 생각하던 시절로부터 내려오는 단어이며 실제로는 부적절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광물 모드비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정석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위 단어들 대신에 각각 초고철질(ultramafic), 고철질(mafic), 중성(intermediate), 규장질(felsic)암이 쓰이게 된다. 그나마도 학술적으로는 자주 사용되지 않는데, 이는 규산염 함량과 함께 알칼리 성분을 고려하게 되면, 총알칼리(TAS) 도표를 만들 수 있게 되며 기초적인 암석명이 깔끔하게 도출되기 때문이다. 총알칼리 도표는 대부분의 화성암의 진화계열을 잘 보여주고 있어 지금도 화산암 분류에서 가장 기초적인 도표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보충하여 또 다른 기법이 사용되는데, 그것이 CIPW norm 계산법이다. 전암분석 자료에서 휘발성 성분을 모두 제외한다고 가정하고 해당 성분을 후보 광물이 적절히 나눠가질 때 만들어질 가상의 광물비를 산출하는 것이다. 이 계산에 의해 나타나는 광물비는 결코 진짜 광물비가 아니지만, 이 계산 결과를 보면 암석의 전암성분에 대한 대략적인 성질이 쉽게 눈에 들어오게 된다. 예컨대 CIPW norm 계산에 따르면 하석(nepheline)과 석영(quartz)은 함께 도출될 수 없기 때문에 둘 중 어떤 광물이 포함됐냐에 따라 이 암석이 규산염포화암석인지 불포화암석인지 곧바로 알아낼 수 있다. 이 계산은 엑셀로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선 두 방법과 함께 흔하게 수행된다.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광물의 종류는 수 천 가지인데, 암석의 이름이 이 모든 조합에 붙어있을까하는 것이다.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이는 지질학에서 매우 중요한 점인데, 지구의 성분이 어느정도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며 지구의 온도, 압력 조건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광물 조합은 매우 적다. 따라서 실제로 지질학에서 접할 수 있는 암석의 이름은 생각보다 줄어들게 된다. 즉, 지구의 조성은 큰 범위에서 고정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자연에서 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무수히 많은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암석이 형성되고 진화하고, 나아가 지구가 변화하는 데 있어 그 경로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